초과설비
산업의 수익률은 초과설비와 경기순환에 따라 민감하게 변하기도 한다. PIMS의 실증연구에 따르면 생산설비와 수요가 일치할수록 기업의 수익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불황기의 많은 기업은 유휴설비 때문에 많이 고민한다. 특히 자본집약도가 높은 산업일수록, 즉 거대한 생산설비가 필요할수록, 불황기의 기업들은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가격을 인하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이러한 불황기의 유휴설비로 인한 가격 인하는 산업의 수익률을 급격하게 악화시킨다. 예를 들어, 반도체 산업은 주기적으로 호화와 불황이 반복되어 대략 5년의 주기로 생산설비의 과잉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반도체 산업은 자본 집약적이고 높은 설비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생산설비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 불황기에 가격을 덤핑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주기적으로 불황과 호황을 반복하는 경기순환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그 산업의 유휴설비가 있는 경우, 즉 산업의 구조적 불황에 빠진 경우, 산업의 수익률은 퇴거 장벽의 높이에 따라 결정된다. 퇴거 장벽이란 진입장벽과 마찬가지로 산업에서 철수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만일 기업들이 쉽게 다른 산업으로 옮길 수 있다면 구조적인 불황에 처해 있는 산업 내의 기업 수는 자유롭게 조정이 되어 산업 내의 유휴설비는 금방 없어지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산업 내 퇴거 장벽이 상당히 높은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산업은 그 산업에만 이용될 수 있는 전문적인 기계설비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퇴거 장벽이 높은 산업에 있는 기업은 구조적 불황 하에서도 쉽사리 철수하지 못하고, 계속 시설을 가동하기 위해 대폭적인 가격 인하를 감행하고 종업원 수를 줄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과거 전 세계 조선산업의 구조적인 불황 속에서도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은 쉽게 이 조선산업에서 철수하지 못하였다. 왜냐하면 조선산업에 쓰이는 독과 같은 설비들은 다른 산업에 전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기간에 걸친 불황 속에서 기업들은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유휴설비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으며 유휴노동 인력들은 계열사로 전직시킴으로써 불황을 극복해 나갔던 바 있다.
이처럼 불황과 호황의 기복이 심한 산업일수록 그 산업에서의 경쟁은 훨씬 치열하게 된다. 즉, 경기순환이 완만한 산업, 예를 들어 외식산업에나 생활필수품 산업에서는 가격경쟁이 치열하지 않으나, 경기순환에 민감한 산업, 특히 자본재나 기계설비를 생산하는 산업일수록 산업 내에서의 가격경쟁은 훨씬 더 치열하기 마련이다.
비용구조
가격경쟁 정도는 또한 산업의 비용구조에 따라 다르다. 비용구조는 고정비용과 가변비용의 비중을 뜻한다. 예를 들어, 항공운수회사들은 국내선의 경우는 정부 규제에 따라 가격이 고정되어 있으나, 국제선은 비행기의 좌석이 얼마만큼 남아 있느냐에 따라서 가격이 수시로 달라진다. 왜냐하면, 여객기의 운행 비용은 좌석이 얼마만큼 채워졌는가에 관계없는 고정비용이기 때문이다. 즉, 손님을 한 명 더 태우는 데 추가되는 가변비용은 거의 없으며, 일단 출발하면 비행기는 새로운 손님을 더 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륙 시 비어 있는 좌석의 가치는 0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비행기의 출발시간이 가까워질수록 항공사는 비행기표 가격을 반 또는 그 이하로라도 인하하여 빈 좌석을 채우려고 한다. 화학산업, 철강산업, 타이어 산업 등과 같이 고정비용이 큰 산업에 있는 기업들도 그 고정 설비의 유휴로들 낮추기 위하여 가변비용을 상회하는 한 얼마든지 가격을 인하하려는 인센티브가 강하다.
반도체 산업의 비용구조를 살펴보면 자본 설비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원재료비는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투자금액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1M DRAM의 개발에는 15개월 동안 개발비용이 235억 원이 들었지만, 256M DRAM에는 30개월에 1,700억 원이나 들 정도로 많이 소요되었다. 최근에는 조 단위의 투자가 요구되고 있으며, 나날이 늘어만 가고 있다.
그 반면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하고 비용의 대부분이 고정비용이므로, 기업들은 생산설비의 활용도를 놓이기 위해 가격경쟁을 시도할 유인이 크게 존재한다. 따라서 이 모든 분석을 종합해 볼 때 일상재인 메모리형 반도체 시장에서의 기존 기업 간의 경쟁은 심한 편이며 이는 수익률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잠재적 진입자와의 경쟁
만일 어느 산업의 수익률이 상당히 높거나, 그 산업이 정말 유망한 산업이라고 할 때, 모든 기업은 그 산업에 진입하고 싶어 할 것이다. 만일, 모든 산업에서 진입이 자유롭게 허용된다면, 수익률이 높은 산업일지라도 새로운 진입자들에 의하여 수익률은 점차 낮아질 것이다. 또한 실제로 진입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만일 경쟁기업들이 언제든지 그 산업에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다면, 그 산업에 있는 기존 기업들은 잠재적 가격을 경쟁적인 수준으로 낮추어 이러한 진입을 막을 필요가 있다. 경제학에서는 이처럼 진입장벽 또는 퇴거 장벽이 없는 경우를 준경쟁적 시장이라고 한다. 따라서 진입장벽이 없는 산업에서는 가격이 경쟁적인 수준으로 낮아지고, 이윤 역시 시장 내의 기업의 수와 상관없이 정상이윤밖에 얻지 못한다. 준경쟁적 시장의 경쟁 정도는 산업에 매몰 비용의 존재 여부에 따라서 결정이 된다. 매몰 비용이 있는 경우에는 기업들이 쉽게 진입할 수도 없고 쉽게 빠져나갈 수도 없다. 이러한 매몰 비용이 없는 경우에만 기업들의 진입과 탈퇴가 용이하며, 가격이 경쟁적인 수준으로 낮아진다.
이처럼 기존 기업들이 신규 진입 기업에 대해 갖는 우위를 진입장벽이라고 한다. 진입장벽이란 신규 진입 기업들이 기존 기업들에 관해 부담하는 상대적인 불리함이다. 진입장벽들은 그 산업에서의 경쟁기업의 진입을 저지하고 높은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진입장벽을 피하기 위해 신규 진입자들은 종종 새로운 기술, 새로운 경영 능력, 새로운 브랜드를 가지고서 진입을 시도한다. 예를 들어, PC 시장에서 IBM이 갖고 있었던 소비자의 브랜드 인지도와 강력한 딜러 시스템을 피하기 위해서 Dell은 새로운 유통시장, 즉 전화나 온라인 주문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하여 IBM이 가지고 있던 강력한 진입장벽인 유통망을 우회하여 진입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진입장벽은 자본 소요량, 규모의 경제, 절대적인 비용우위, 제품 차별화, 유통망, 정부 규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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