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이란 희소한 경영자원을 배분하여 기업에 경쟁우위를 창출하고 유지해 줄 수 있는 주요한 의사결정이라고 정의될 수 있다. 경영전략의 정의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는 '희소한' 경영자원을 배분한다는 사실이다. 만일 경영자원이 희소하지 않다면 전략을 논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기업 또는 국가와 개인은 항시 시간, 자금, 인력 등 희소한 경영자원을 배분해야 하는 의사결정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경영전략은 경쟁상황을 가정한다. 왜냐하면 경쟁이 없는 상황에서는 전략을 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날이 경쟁이 치열해져 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항상 경쟁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경영전략은 이와 같은 경쟁상황에서 어떻게 자신에게 경쟁우위를 가져다줄 수 있는가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게 하여 주는 구체적인 방법론이다.
이처럼 '희소한 경영자원을 배분하여 경쟁우위를 창출하고 유지하는 전략적 의사결정'은 많은 경우 '선택'과 '포기'를 내포하고 있다. 왜냐하면, 전략이란 본질적으로 희소한 자원을 배분하는 결정이고 일단 한 방향으로 '선택'을 하여 경영자원을 몰입하면 다른 방향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선택'과 '포기'의 결과 원래 위치로 되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시저는 루비콘강을 건너 로마로 진입할 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말했다. 이는 그만큼 하나의 선택 뒤에 많은 포기가 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10억 원의 투자자금을 5개 사업 단위에 각각 2억 원씩 골고루 투자할 수 있고, 하나의 유망사업에 10억원 모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 가지 사업에 전부 투자한다고 해도 그 10억 원을 생산시설의 개선에 투자하거나, 광고에 투자하거나, 또는 유통채널을 투자할 수 있다. 이처럼 전략적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사업 단위 간 또는 기능별 분야에서의 트레이드 해제 관계를 이해하여야 한다.
Potter는 한국과 일본의 경영자들의 '전략적 의사결정'과 '운영의 효율성'을 혼동하고 있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Potter의 지적에 의하면 일본기업들은 과거 품질개선이나 비용 절감과 같이 기존사업에서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치중하여 왔었다. 이와 같은 효율성 제고 노력은 물론 일본기업들이 자동차, 전자, 반도체 등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밑바탕이 되었다. 그러나 Potter는 이러한 일본기업들의 정책의 자신만의 독특한 경쟁우위를 창출하는 데 실패하였다고 지적한다. 왜냐하면 모든 기업이 자신의 사업 분야와 상관없이 똑같은 방식으로 운영의 효율성을 추구하였고, 고객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려고 하고, 그들의 참여하는 모든 사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지향하였기 때문이다. 즉, 전략적 우선순위를 고려하지 않고, 모든 분야에서 똑같은 방법으로 경쟁을 하였기 때문에 지속적인 경쟁우위의 창출에 실패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일본 기업이 전원 합의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문화와 '효율성' 제고에 집착하는 사고방식이 주요 원인이 되었으나, 본질적으로는 일본기업들이 전략이 상충하는 목표 간의 트레이드 오프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 기인하고 있다. Potter는 극단적으로 "일본기업에는 전략이 없다."라고까지 말하였다.
한국기업들도 과거 일본기업의 '전략의 부재'와 같은 상호모방적인 정책을 취해 왔다. 예를 들어 통신산업이 미래의 성장산업이 될 것이라는 예상하에 많은 기업이 경쟁적으로 진출하여 결국 성장산업에서 과잉투자 현상이 일어났었고, 부실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지 못하여 기업 전체가 부실화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이는 역시 한국의 경영자들이 전략적 사고를 갖고 있지 못했던 것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앞서 살펴본 손빈병법의 사례는 경쟁에 있어서 전략적 사고가 성공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손자병법의 저자 손무의 후손으로 알려진 손빈은, 전기 장군의 말이 경쟁자보다 절대적으로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경기방식을 바꿈으로써 경주를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다음 네 가지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이 경기에는 아주 단순하며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다. 즉,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로 3회에 걸쳐 경기하되 그 중 많이 이기는 팀이 승리하도록 성공의 구체적인 목표가 분명히 정해져 있었다. 이처럼 구체적인 경기 방법이 제시된 상황에서 양측이 경쟁하였기 때문에, 경기 방법을 보다 잘 이해하고 그 경기 방법에 맞추어 적절한 경쟁방법을 수립할 수 있었던 것이 하나의 성공 요인이었다.
둘째, 손 빈은 경쟁환경에 대한 심오한 이해가 있었다. 위의 사례는 경영전략이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보여 주고 있다. 특히, 경쟁자를 이해하고 경쟁자가 어떠한 방식으로 경쟁할 것인가를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셋째, 손 빈은 무엇보다도 경쟁자와 자신의 경영자원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손 빈은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으로 활용함과 동시에 자신의 약점을 가장 잘 극복하는 방법으로 전략을 개발하였다. 전쟁 사가인 Linnell Hart는 일찍이 전쟁에서 이기는 데에 있어 유일한 기본 원리는 "자신의 강점을 적의 약점에 대해 집중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결국, 손 빈의 충고를 들은 전기 장군은 자신의 느린 말로 출전한, 즉 전략적으로 포기한, 한 회의 승부에서는 참패하였으나, 나머지 두 번의 시합에서는 이겨서 전체적으로 2대 1로 승리하게 되었다.
넷째, 단순히 전략을 올바르게 수립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것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손 빈의 전략이 경쟁자에게 미리 노출되었다면 경쟁자는 자신의 수레의 출전순서를 바꿈으로써 손 빈의 전략을 손쉽게 무력화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전략의 성공 여부는 효과적인 전략의 수행에 좌우된다.
이상과 같이 전기의 경마 사례는 기업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목표의 설정, 경쟁상황에 대한 이해, 자신과 경쟁자의 경영지원에 대한 객관적 평가 그리고 효과적인 전략수행이 필수불가결한 요소임을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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